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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학생 INTERVIEW

전공 수업에서 세계 최대 광고제로…칸 퓨처 라이언즈 수상 '텍스트 레이어' 팀을 만나다

  • 조회수 125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08-21
  • 칸 퓨처 라이온즈 수상 '텍스트 레이어' 팀 인터뷰


(왼쪽부터) 박지영(경영학부 21), 정하은(산업디자인과 20), 김근아(홍보광고학과 21), 이경민(홍보광고학과 20), 이수민(홍보광고학과 20)


"좋은 기술은 모든 사람이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칸 국제광고제 퓨처 라이언즈에서 당당히 수상 소식을 알린 '텍스트 레이어' 팀. 그 주인공은 김근아(홍보광고학과 21), 박지영(경영학부 21), 이수민(홍보광고학과 20), 정하은(산업디자인과 20), 이경민(홍보광고학과 20) 학생이다. 


시각적 난독증을 해결하기 위한 이들의 혁신적 아이디어는 세계 최대 광고제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학생에서 광고인으로 나아가는 길목, 그 뜨거웠던 여정을 숙명통신원이 따라가봤다. 관련 기사: 세계 최대 광고제 '칸 라이언즈' 대학생 부문 수상 쾌거


1. 안녕하세요.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김근아: 아직도 칸에서 보낸 일주일이 믿기지 않는데요. 사회에 나가기 전 학생 신분으로 광고인들의 최대 축제를 바로 옆에서 함께할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이었습니다.


박지영: 작년 한 해 동안 저희 다섯 명은 이 작품 하나만을 바라보며 매일 밤을 새우며 달려왔어요. 그런 시간이 이번 수상으로 보답받은 것 같아 벅차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수민: 숙명여대에서 만난 5명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 덕에 멋진 결과를 낸 것 같아요. 숙명에 온 것은 나의 숙명이라는 말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 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2. 칸에서 열린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소감이 궁금해요. 


정하은: 대학생 신분으로 레드카펫을 밟고, 전 세계 수상자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매우 뜻깊었고, 앞으로의 길에 큰 동기가 됐습니다.


시상식은 공식 일정 첫날에 진행돼서 이후 네트워킹과 포럼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월스트리트저널 파티에요. 국적과 언어를 넘어 광고라는 꿈을 나누며 글로벌 수상자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친해진 외국 친구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매일 칸 페스티벌이 마무리되는 시간에 열리는 '데일리랩업'에서는 현직자들과 대화하며 인사이트를 얻었고, 꿈에 한발 다가선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수상작 '텍스트 레이어'(Text Layer)를 소개해 주세요.

 

박지영: '텍스트 레이어'는 시각적 난독증이 있는 사람이 편하게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애플의 새로운 시각 보조 장치입니다. 기존에는 시각 왜곡을 일으키는 특정 빛을 차단하는 보색 필터를 안경에 착용하거나 필름을 덧대서 글을 읽는 방식을 사용했는데요. 오히려 글자를 흐리게 하고, 화면 위의 모든 미디어 요소를 색상 필터로 덮어 콘텐츠를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저희는 단지 레이어의 위치만 뒤로 옮기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했습니다. 화면 위의 모든 요소(텍스트·이미지·아이콘·동영상 등)를 자동으로 인식한 후, 색상 필터를 화면 '위'가 아닌 '뒤'로 옮겨 글자와 이미지·영상이 방해받지 않도록 만든 것이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접근성을 더 높이기 위해 맞춤형 색상 검사 프로세스도 설계했습니다. 애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손쉽게 자신의 최적 색상 조합을 검사하고 적용까지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아이 트래킹(Eye Tracking·시선 추적) 기술을 활용해 개개인의 시각적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값비싼 의료 검사나 필터 없이도 개인만의 최적의 색 조합을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4. 이 작품은 어떤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나요? 


김근아: 저희는 주제 선정에 앞서 '좋은 기술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AI처럼 급격하게 발전하는 지금의 기술은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은 여전히 기술의 도움을 받기 힘든 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느꼈죠.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아직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문제해결 대상으로 놓고 아이디어를 제안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읽기'라는 행위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글을 읽을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시각적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도 다수 존재해요. 결국 좋은 기술은 모든 사람이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결론을 내렸어요. 


5. 이번 수상은 홍보광고학과의 '국제광고' 수업에서 시작됐는데요. 이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소개해주세요.


이수민: '국제광고'는 홍보광고학과 문장호 교수님이 진행하는 캡스톤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한 번의 개인 발표, 두 번의 '팀플'이 있는데요. 최근 3년 동안의 국제광고제 수상작을 분석한 뒤 3개의 수상작 아이디어를 개인별로 발표하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맞춰 팀플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매주 팀별로 진행 상황을 발표하며 아이디어 채택과 스토리보드 제작 과정을 공유하고, 최종 결과물도 발표합니다. 교수님이 매주 한 번 이상 별도 피드백을 해주셨고, 대면 수업에서는 교수님과 학우분들에게 공개적으로 피드백을 받습니다. 


6. 캡스톤 수업의 방식이 프로젝트 준비에 어떤 도움이 됐나요?


이수민: 캡스톤 프로젝트 지원금 안에서 국제광고제 출품비를 충당했습니다. 출품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 BGM, 성우, 번역 외주 등을 맡기게 되는데, 지원금으로 일부 해결할 수 있었어요. 더불어 이론이 아닌 실무 중심의 수업에서 한 학기 동안 개개인의 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생활 중 가장 많은 것을 배운 수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해 가을학기부터는 '글로벌크리에이티브랩I'으로 이름이 바뀌어 개설될 예정입니다.


7. 이번 광고를 만들면서 특별히 집중했던 연출이나 전략적인 요소가 있나요?


김근아: 저희는 화려한 이펙트(효과)를 통한 연출보다 누구나 우리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습니다. 더 직관적인 전달을 위해 스크립트를 스무 번 넘게 수정하며 구성에 공들였습니다. 또한, 국제 공모전에 영어 출품을 해야 했기에 한국어로 쓴 문맥이 영어에서도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단어 하나하나까지 팀원들과 논의했습니다. 직관적인 번역을 하되 리듬감 있는 말맛을 살리고자 노력했죠.


클라이언트가 애플이었기에 브랜드 무드를 고려한 연출이 중요했습니다. 'Don't Blink' 스타일의 속도감 있는 자막과 장면 전환을 참고해 감각적인 구성에 집중했죠. 마치 애플에서 신기능을 발표하는 것처럼요. 또한, 배경을 단순히 뒤로 옮기는 핵심 아이디어를 브랜드 철학과 연결 지어 'Think Different'라는 카피를 살려 활용하는 등 곳곳에 센스있는 연출을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텍스트 레이어는 사회적 소수자를 조명하는 영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했습니다. 당사자의 관점에서 이해하려 했고, 표현 하나에도 편견이 담기지 않도록 다양한 시각에서 성찰하며 신중하게 제작했습니다.



8. 국제광고제에 도전할 다른 학생들을 향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김근아: 국제광고제는 *브리프의 자율성이 크기 때문에, 평소 사회문제를 꾸준히 고민하는 사람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몰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해결책도 따라옵니다. 팀원들과 하나의 목표를 두고 치열하게 달려가는 과정 자체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어요.

*브리프(brief):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특정 과제에 대해 문제의 배경, 목표, 대상, 조건 등을 정리한 지시서 또는 과제문.


이경민: 수상작을 꾸준히 분석하다 보면 어떤 포인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지 감이 생기고, 막힌 부분을 풀 힌트도 얻을 수 있어요. 전 세계를 상대로 도전한다는 게 처음엔 막연할 수 있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안 되는 건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도전 자체로도 시야가 넓어지고 성장하게 될 거예요.


이수민: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노력해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잊지 못할 순간들이었어요. 아이디어에 확신이 들지 않을 땐 팀원들과 끊임없이 공유하면서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과정이 중요해요. 


9.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김근아: 저는 광고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막연해 보일진 몰라도 한 명 한 명 사람을 설득해 나가면 언젠가 세상도 바뀌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도 광고로 불특정 다수를 설득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칸에서 만난 광고인들을 만나보니 이런 마음가짐으로 광고를 대하는 사람은 정말 다르다고 느꼈어요. 저도 언젠가는 광고 꿈나무들과 대화하며 그들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게 돕고 싶어요.


박지영: 이번 칸 퓨처 라이언즈 수상을 통해 얻은 용기와 마인드셋을 앞으로의 삶 전반에 녹여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할 수 있는 광고를 기획하는 멋진 AE가 되고 싶어요. 칸 현장에서 만난 광고인들처럼요.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고진(미디어학부 24), 24기 명수민(문헌정보학과 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