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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포브스가 주목한 차세대 리더, 창업가 이채영 동문 "완벽하지않아도 일단 부딪쳐야죠"

  • 조회수 146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07-31
  • 포브스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 이채영 동문(홍보광고학과 17) 인터뷰



'디지털 다꾸'(디지털 다이어리 꾸미기) 문화를 플랫폼으로 확장한 IT 스타트업 '누트컴퍼니'. 이곳에서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제품 개발과 디자인을 이끈 이채영 동문(홍보광고학과 17)은 2023년 포브스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사람 중심의 리더십으로 지속 가능한 조직 문화를 지향하는 그는 첫 창업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이제 두 번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기보다 일단 부딪쳐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이채영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났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17학번으로 입학해서 의류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졸업한 이채영입니다. '누트컴퍼니'라는 IT 스타트업에서 5년여간 COO로 근무하며 여러 경험을 쌓은 후, 현재는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에요. 새로운 시장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오가며 중동 지역의 변화 가능성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있습니다. 


2. 동문님은 누트컴퍼니의 COO로서 제품 개발과 디자인을 담당했는데, 당시 개발한 제품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위버딩(Webudding)'이라는 디지털 에셋(자산) 거래 플랫폼을 함께 기획하고 운영했습니다. 디지털 다이어리나 스티커, 템플릿 등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인데요. 쉽게 말해 굿노트(GoodNotes) 같은 필기 앱을 더 잘 활용하고 싶은 분들에게 유용한 서비스죠.


당시에는 디지털 필기나 디지털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문화가 점점 확산하고 있었어요. 그 흐름 속에서 사용자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만들고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디자인은 누구나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담고, 사용성에서도 최대한 직관적인 흐름을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회사를 떠났지만, 여전히 위버딩이 많은 분에게 의미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감사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3. 누트컴퍼니 재직 당시인 2023년에는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도 선정됐어요. 관련기사 보기


공동창업자로서 그 과분한 여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죠. 당시의 경험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향한 관심도 훨씬 더 깊어졌습니다. 해외에 대한 막연한 거리감이나 거부감도 많이 줄어들었고, 다른 문화와 시장을 더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어요. 


과거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면서 모두가 많은 고민과 불안을 안고 있던 시기에 누트컴퍼니 공동창업자 신동환 대표님이 직접 발로 뛰며 수많은 실무를 감당했어요. 그 과정에서 보여준 추진력과 책임감은 정말 존경스럽더라고요.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방향과 확신을 제시해 준 덕분에 팀의 성과가 외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4. 누트컴퍼니 합류 초기에는 전공을 살려 마케팅 직무를 담당하다가 이후 디자인 업무로 전환했다고요.


디자인은 저에게 꽤 익숙한 분야였습니다. 디자인고등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며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을 만큼의 기반을 갖추고 있었거든요. 반면 마케팅은 대학교에서 홍보광고를 전공하면서 접한 분야입니다.


두 분야를 동시에 맡다 보니, 결국 디자인과 마케팅은 아주 긴밀하게 연결돼있다는 사실을 체감했어요. 조직구조에도 이를 반영해서 디자인과 마케팅의 직무 경계를 최대한 낮추려 노력했습니다. 사실 스타트업 특성상 다양한 업무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여러 분야를 폭넓게 바라보는 시야를 키울 수 있었죠.



5. COO로 활동하면서 특별히 깨달은 점이 있다면요.


책임감 있는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착한 일자리 기업 대상'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그때 느낀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업무 환경을 만드는 일의 중요성이에요. 


당시 저는 HR(Human Resources·인적 자원 관리) 업무를 맡아 채용부터 팀 문화 형성까지 여러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저희는 첫 커리어를 시작하는 팀원이 많은 비교적 젊은 팀이어서 개인이 가진 가능성과 열정을 어떻게 잘 이끌어낼지 항상 고민했어요. 결국 일을 잘하는 것 이상으로 즐겁고 건강하게 함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팀원 모두가 편하게 의견을 나누고 방향을 고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그 모든 시간이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줬다고 할 수 있겠네요.



6. 숙명여대 재학 중에 누트컴퍼니에 합류했고, 지금은 창업을 준비 중인데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도록 동문님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나 삶의 철학이 있나요?


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움직이려고 하는 편입니다. 계획을 세우려고 하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부담되더라고요. 사실 누트컴퍼니에 합류했던 것도 굉장히 우연한 기회였고, 어쩌면 충동적인 선택이었어요. 학부생 시절에는 매일매일을 학업과 아르바이트, 창업을 병행해야 했기에 여유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완벽하게 조건이 갖춰지길 기다리기보다는, 해볼 수 있는 일이라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부딪쳐보는 쪽을 선택해 왔던 거예요. 


7. 현재 구체적인 창업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지금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무르며 다음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데, 큰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저 주어지는 기회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를 지탱해 온 건 명확한 목표라기보다, 작더라도 기회가 왔을 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움직여보려 했던 태도였습니다.


이번에도 처음부터 창업을 마음먹고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 저로서는 해외에서 시작하는 일이 절대 쉽지만은 않아요. 그런데도 이곳에서 살아보고, 경험하고, 고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나고 흥미로워 현재에 온전히 집중하며 임하고 있습니다.


8. 두 번째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주변의 시선과 응원의 방향이에요. 처음 창업을 시작했을 때는 '성공'을 응원받았다면, 지금은 '행복하고 즐겁기를 바란다'는 격려의 말을 자주 들어요. 저 역시 이번에는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보다 내가 진짜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일지 더 깊이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어요.



9. 숙명여대에서 동문님의 경력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준 기억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 모교인 숙명여대를 정말 사랑합니다. 제 커리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기억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두 가지 인상이 오래도록 남아 있어요.


첫 번째는 학우들의 열정이에요. 막 입학했을 때 저는 특별한 활동 없이 학점을 채워 빨리 졸업하겠다는 목표였지만, 주변 동기들이 하루하루를 치열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대학 생활 중에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라는 자극을 받았죠.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누트컴퍼니에 합류했고, 그 선택은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제가 누트컴퍼니에서 인사 업무를 맡았을 때 숙명여대에 다니는 개발자 인턴 한 분을 채용했어요. 그분은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저는 그 모습에 감탄했고, 먼저 정식 팀원이 되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저도 우리 숙명인이 보여주는 진정성 있고, 성실한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조정열(홍보광고학과) 교수님의 수업에서 진행된 미술평론가 특강이에요. 당시에는 홍보광고학과 전공 수업에서 예술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공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누트컴퍼니에서 아트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평론가님과 다시 만나 협업하게 됐습니다. 그제야 교수님께서 전공의 범위를 넓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셨다는 걸 깨달았죠. 숙명여대에서 쌓은 경험들은 저에게 많은 자극과 기회를 줬고, 그 영향은 지금까지도 제 생각과 삶의 태도에 깊이 녹아 있어요.


10. 동문님이 창업가로서 지향하는 리더십과 조직 문화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일이 삶의 전부는 아니지만,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느꼈어요. 결국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고 싶은 조직은 '마음이 편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창업가는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고, 성과에 대한 책임도 막중한 자리입니다. 그럼에도 팀 구성원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해야 합니다. 저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조직, 각자의 개인적 삶도 잘 돌볼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둔 리더십을 지켜가는 것이 제게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방향입니다. 


11. 다양한 역할과 시간을 거쳐온 지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의 이채영을 한 사람으로 정의하자면, 어떤 모습일까요?


예전의 저는 비교적 자기 색이 뚜렷하고, 신념도 강한 편이었습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이 있었고, 그 안에서 방향을 정하고 움직이는 걸 좋아했죠. 그런데 다양한 환경과 역할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달라졌어요.


지금의 저를 표현하자면 '포용력이 높아진 사람'이 아닐까 해요. 상황이나 사람,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지려 노력했고, 지금은 모두에게 열린 자세를 갖추고 있어요. 과거의 확고한 면모와 지금의 유연한 모습 모두 제 한 부분이고, 어느 한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이전처럼 강한 소신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2. 앞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숙명인들에게 창업가로서 전하고 싶은 조언을 들려주세요.


저는 창업을 하면서,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작고 사소한 일들이 나중에 아주 중요해지는 경험을 겪었어요. 조심스럽게 드리고 싶은 조언은 어떤 일이든 여력이 된다면 '일단 한번 해보는 것'이 언젠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거기서 생각보다 큰 기회가 생기기도 해요. 작은 선택과 경험들이 나중엔 꽤 멋진 기반이 되어줄 거예요.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서예린(문헌정보학과 24), 우지윤(한국어문학부 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