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외국인 국제음악콩쿠르 여성 성악 1위, 중국 유학생 강희영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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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03-07
- 외국인 국제음악콩쿠르 1위 강희영 학생(성악과 박사과정) 인터뷰
대학 졸업장을 위해 시작한 성악이 삶의 중심이자 사랑하는 일이 됐다. 그렇게 한국으로 건너와 음악 여정을 이어온 그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여성 성악 오페라 아리아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멋진 성장 스토리를 써내려온 주인공은 바로 성악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 강희영 학생이다. 그는 "곡의 이야기를 감정과 연결짓고 진심을 담아 표현하려고 한 노력이 통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무대를 즐기고 음악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강희영 학생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강희영입니다. 중국 유학생이며 조선족입니다.
2. 작년 12월 한국음악협회가 주최한 2024 외국인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여성 성악 오페라 아리아 부문 1위를 거머쥐었어요. 수상 소감이 어떤가요?
이번 수상을 통해 제 예술적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향상됐어요. 성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제 모습과 노력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었어요. 앞으로 더 높은 음악적 성취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싶습니다.
강희영 학생(오른쪽)과 지도교수인 양기영 교수.
3. 콩쿠르에서는 어떤 곡을 선보였나요?
오페라 아리아 부문은 예술가곡 1곡과 오페라 아리아 1곡이 지정곡인데요. 가곡은 러시아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О чем в тиши ночей"(밤의 고요함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아리아는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dich teure halle"(고귀한 전당이여)를 불렀습니다.
4. 어떤 마음가짐으로 콩쿠르를 준비하는지 궁금합니다.
과도한 연습보다는 적절한 휴식과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컨디션을 유지하고 제가 좋아하는 성악가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도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긴장감이나 부담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음악을 통해 저를 표현하는 기회로 여기고 있어요. 특히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항상 '무대를 즐기고 잘 놀다 내려와야지'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5. 무대에서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나요?
저는 콩쿠르 전부터 교수님께 자주 조언을 구하며 음악의 다이나믹에 대해 많이 준비했어요. 반주 선생님과 함께 감정 표현이 어려운 부분을 반복적으로 연습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곡의 이야기를 제 감정과 연결 지어 진심을 담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대사와 가사를 반복적으로 외우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6. 처음 성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머니는 성악가의 꿈을 가지고 계셨지만, 외할머니의 반대로 그 꿈을 포기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만약 딸이 태어난다면 음악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결심하셨다고 해요. 저는 경찰인 아버지를 보며 경찰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동의하지 않으셨어요. 그 후,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던 중 어머니께서 성악을 권유하셔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대학 졸업장을 취득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점차 흥미를 느꼈어요. 콩쿠르에서 연이어 입상하면서 제 존재감을 확립했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7. 러시아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특히 성악과가 있는 여러 대학 중 숙명여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석사 과정 동안 동유럽의 깊은 음악 전통과 성악 테크닉을 배웠다면, 박사 과정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성악을 더 깊이 탐구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족인 저는 언어적으로도 교수님과 교류하기에 문제가 없어 더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고, 성악가의 역량을 확장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라 판단했어요.
숙명여대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교육 기관으로서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성악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교수진과 다양한 연주 기회를 통해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니까요.
8. 성악가로 활동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박사 과정 이전에는 주로 아리아를 연구했고,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가곡을 연구하게 됐어요. 이전에는 어떤 노래든 소리를 억제하지 못하고 폭발적으로 노래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가곡은 섬세함과 절제를 요구하기 때문에 첫 학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어요. 제가 자신감이 없고 실력을 의심할 때마다 지도교수인 양기영 교수님께서 제 장점을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시고,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 주셔서 저에게 큰 힘이 됐어요.
9. 성악가의 몸 자체가 악기이기 때문에 큰 공간에서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많은 훈련과 운동을 통해 몸을 단련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연습 끝에 무대에 선 성악가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공연을 마친 후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내줄 때죠. 그동안의 노력과 연습의 결실을 실시간으로 실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이나 친구들, 후배들이 "너무 좋았다",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해줄 때,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큰 위로와 기쁨이 됩니다. 이 모든 순간이 성악가로서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와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고, 더 나아갈 힘을 줍니다.
10. 동문님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In questa reggia(이 궁전 안에서)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오페라 주인공을 맡은 작품의 주인공이 부르는 가장 대표적인 아리아예요. 이 곡에서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이 남자들을 혐오하게 된 이유를 밝히며 할머니의 원한을 풀기 위해 청혼자들을 모두 죽이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불규칙한 리듬과 높은 음역대가 곡의 긴장감을 더하고, 웅장하고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공주의 강인한 성격과 의지가 음악을 통해 생동감 있게 전달되죠.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 곡을 들으면 마음이 후련해져서 좋아합니다.
11. 앞으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복잡한 레퍼토리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더 높은 수준의 성악 테크닉이나 감정 표현을 요구하는 작품을 연습해서 부르고 싶어요. 석사 과정에서는 주로 동유럽의 곡을 공부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탐구하며 저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스타일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적 기술에 학문적인 깊이를 더해 음악 이론과 실기를 결합한 깊이 있는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레퍼토리란 성악가가 공연이나 연습을 위해 준비하는 곡의 목록으로, 성악가가 부를 수 있는 다양한 장르나 스타일의 여러 곡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오페라 아리아, 고전적인 아리아, 예술가곡 등이 성악 레퍼토리의 일부다.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서예린(문헌정보학과 24), 조준희(정치외교학과 23)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