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콜드체인 기업 설립한 물류전문가 김희양 동문 "성공의 원동력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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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4-11-19
- 콜드체인플랫폼 CEO 김희양 동문(중어중문학부 03) 인터뷰
작은 물류회사 신입사원에서 글로벌 물류기업 한국지사장을 거쳐 직접 콜드체인 기업을 설립한 김희양 동문(중어중문학부 03). 20년 넘게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온 그는 자신의 성공 원동력이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회사 생활의 노하우를 다룬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고 싶을 때 읽는 책>을 발간한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커리어의 한 끗 차이를 만드는 '히든 스펙'을 알리고 있는 김희양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났다.
1.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글로벌 콜드체인 정보 서비스 기업 콜드체인플랫폼 대표 김희양입니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글로벌 4대 특송 물류기업인 TNT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바이오제약에 특화된 외국계 프리미엄 물류기업인 월드쿠리어와 마켄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의약품 콜드체인 물류 분야에서 20여 년간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2. 콜드체인이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콜드체인이 무엇이고, 동문님이 대표를 맡고 있는 콜드체인플랫폼은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주세요.
'콜드체인'이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신선식품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식품산업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바이오제약 산업에서도 콜드체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몇 년 전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건이나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의약품 콜드체인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죠.
콜드체인플랫폼은 100% 제약산업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콜드체인 정보 서비스 기업입니다. 온도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이나 의약품 원료가 운송·보관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콜드체인 포장재, 온도모니터링 장치, 물류 솔루션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제약회사가 의약품 콜드체인, 물류, 공급망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3. 동문님은 콜드체인플랫폼 CEO, 마켄의 첫 한국지사장 등 주요 직책을 거쳐오셨어요. 어떻게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나요?
기본적으로 제게 주어지거나 맡은 일은 사소한 것이라도 늘 정성껏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좋은 기회가 자연스럽게 찾아오더라고요. IMF 여파로 취업난이 극심했을 때, 졸업이 늦어져 나이 제한으로 국내 대기업에는 지원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은 외국계 물류기업 고객서비스팀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물류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굉장히 중요하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분야임을 알게 됐어요. 전 세계에 있는 동료들과 일하는 것도 재밌었고요. 신입 시절 약 2년 동안은 해외로 보내는 서류나 일반 화물의 수출입에 관한 고객 불만 처리를 주로 담당했어요.
4. 바이오 분야 물류 서비스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정부가 임상시험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다국가 임상시험이 많이 수행되기 시작했어요. 임상 약이나 환자의 검체 운송 수요도 증가했고, 물류기업들은 이 트렌드에 따라 라이프사이언스팀이나 헬스케어팀을 조직했고요.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바이오제약 프리미엄 물류 서비스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TNT에서 다양한 제약사 고객을 만나 영업을 하면서 콜드체인 물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열정이 생겼어요. 그래서 물류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했고, 이 분야가 아직 학문화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이고 회사에서 실무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가치 있는 경험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영업 성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업계 선두기업인 월드쿠리어에 스카우트됐고, 그곳에서 바이오제약 물류의 핵심 솔루션인 콜드체인에 대해 깊이 공부하면서 사내외 콜드체인 매니지먼트 교육 트레이너로도 활동했습니다.
국내 제약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의 빠른 성장을 눈치챈 마켄이 한국 진출을 계획할 때 첫 한국지사장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즐거움도 컸지만, 40살 이후에는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내 회사를 키워보고 싶어서 콜드체인플랫폼을 창업했습니다.
5. 그렇다면 학부 시절에는 어떤 진로를 꿈꾸셨었나요?
어려서부터 저는 늘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대학 시절에는 중문학과 교수로 교정에서 일하는 모습을 꿈꾸곤 했습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여파로 학업을 이어갈 여건이 되지 않아 진로를 취업으로 전환했어요. 지금은 콜드체인 물류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아 강의, 책 집필,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가르침이라는 업의 본질에서 본다면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 꿈을 이룬 셈이기도 하네요.
6. 동문님이 이렇게 다양한 직책을 거치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의 원동력은 '사람'입니다. 돌이켜보면 좋은 기회들은 모두 사람과의 인연을 통해왔고, 일에 대한 열정도 고객들을 생각하며 "어떻게 이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겨났어요. 업무에 지치거나 회사 생활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다시 기운 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도 동료, 상사, 고객들이었어요. 직장에서는 진짜 친구를 사귀기는 어렵다는 편견이 있지만, 저는 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소중한 인생 친구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도 사람들이 큰 자산이 되고 있어요.
7. 영업 직무는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문님도 어려움을 겪으셨나요?
그럼요. 우연히 영업 업무를 맡게 됐는데, 영업은 매출 실적이 정확히 수치로 평가되기 때문에 그 압박감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도전적이었어요. 고객에게 약속한 서비스가 회사의 기존 업무방식과 다를 경우 다른 부서의 협조를 끌어내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때 사람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는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8. 직장 내 사회생활을 다룬 책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고 싶을 때 읽는 책>을 발간하셨어요. 어떤 계기로 이 책을 내게 되셨나요?
마켄 지사장이 됐을 때 제 커리어를 되돌아봤어요. 27살 늦깎이로 취업해 출발이 또래보다 늦고 정말 평범했던 제가 직장생활 9년 만에 지사장이 됐더라고요. 스펙으로 보면 저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참 많은데 말이죠. 이 책을 통해 커리어의 한 끗 차이를 만드는 히든 스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책 제목이 다소 도발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한다'는 것은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미에요. 열심히 일했는데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진가를 인정받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직장생활 3~5년까지는 차이가 크게 나지 않지만, 그 이후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격차를 만드는 비결을 담은 책이니, 히든 스펙이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세요. 특히 인턴이나 취업을 앞둔 후배님들께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9. 그렇다면 성장이 빠른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사에서는 혼자만 잘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성과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뤄집니다. 성장이 빠른 직원과 느린 직원의 차이는 사람들에게 '함께 일하고 싶고,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함께 일하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도 처음엔 하나도 몰랐다"며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실수하며 배우는 거다"라고 이해해 주며 인간적인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런 관계는 회사에서 잘 모르는 사람과 마주쳤을 때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10.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고 싶을 때 읽는 책> 내용과 연관 지어 이 인터뷰를 볼 숙명여대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해요. 취업할 회사를 생각하면 멋진 건물, 브랜드, 복지 등을 떠올리겠지만, 결국 그 회사를 이루는 건 사람입니다. 직무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면 우선 자신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언제 행복한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원하는 일이 있으면 머리로만 생각하거나 말만 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 보시고요. "아니면 말고"라는 쿨한 태도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진정 원하는 것을 찾고, 나에게 맞는 행복한 커리어와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김선형(정치외교학과 22), 신예은(법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